나리꽃 빗속에서도 피었더라 /淸草배창호
먹구름 능선에 묻힌다 싶더니
이내 장맛비 내리는 이슥한 해거름
서정의 운율 같은 팔등신의 네 자태,
속살까지 환하게 적신대도
홍안에 풀어놓은 주근깨 문양을
어질 머리 도지듯이 정표로 놓았든가
비바람이 훑고 간 잠시 주춤하는 사이
자리마다 열병처럼 앓고 있는
망울진 그리움을 애써 불러 모았는지
호랑나비, 먹나비 춤사위로
처연히도 속 뜰을 곰삭게끔
덤불도 마다하지 않는 환상을 놓았더라
못내 옹이로 변해버린
회한이 남지 않으려면 어땠을까
그 자리에 하나같이
해 질 녘, 일과라도 치를 듯
실금처럼 오롯이 파동치는
장대 빗속에서도 단아한 네, 있듯이
Waltz Rain 비의 왈츠 / Frederic Chopin
"일명(호랑이꽃으로 불리기도 한 산나리)
"꽃말은 순결 존엄이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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