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 淸草배창호
여리기만 하든 그렁한 풀물 바람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마다
에메랄드빛 오월을 한껏 사랑하듯이
내밀한 속 뜰을 바르르 피우고 있는
네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어지도록 혼마저 팽개치듯
정곡을 찔렀으니
어찌 하시라도 눈을 뗄 수 있으랴,
아직도 고혹한 설렘으로 와 닿는
가슴앓이할 수 있는 그조차
존중하고 존중받는 아름다움입니다
언제까지 도도한 가시조차
아낌없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몰라도
차마 여운이 남아도는 까닭은
비바람 시련을 이겨낸
경이로운 나눔으로 피는 핏빛 장미는
눈이 아니라 마음이란 걸 알았습니다
김호중- 백만송이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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