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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篇(推敲)詩房

상고대 피듯이 /1-2

by 淸草배창호 2021. 2. 15.

 

상고대 피듯이 / 淸草배창호


삼동三冬의 밤을 설치다 거죽만 남긴 새벽녘,
눈꺼풀이 경련 일은 불면의 밤이
하얀 밤을 마구 헤집다
희붐한 달마저 창가에 걸렸다

 

밤이 길면 꿈도 길다 하듯이
이루지 못한 내 안에 통속들이
회한으로 남아 가물가물한 불씨마저
온통 얼어붙게 하였지만

 

야속하게도 설은 건
속 뜰까지 꽁꽁 얼게 한
비애를 차마 어쩌지 못해
헤아릴 수 없는 상념의 똬리를 튼
문풍지는 밤새 그렇게 울었어도

 

때 되면 이내 동이 트듯이
겨울을 사랑한다는 건,
시리도록 바라볼 수 있는 찰나의 네가 있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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