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대 피듯이 / 淸草배창호
삼동三冬의 밤을 설치다 거죽만 남긴 새벽녘,
눈꺼풀이 경련 일은 불면의 밤이
하얀 밤을 마구 헤집다
희붐한 달마저 창가에 걸렸다
밤이 길면 꿈도 길다 하듯이
이루지 못한 내 안에 통속들이
회한으로 남아 가물가물한 불씨마저
온통 얼어붙게 하였지만
야속하게도 설은 건
속 뜰까지 꽁꽁 얼게 한
비애를 차마 어쩌지 못해
헤아릴 수 없는 상념의 똬리를 튼
문풍지는 밤새 그렇게 울었어도
때 되면 이내 동이 트듯이
겨울을 사랑한다는 건,
시리도록 바라볼 수 있는 찰나의 네가 있었듯이
'詩篇(推敲)詩房'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춘삼월 /1-8 (0) | 2021.03.03 |
---|---|
보름달 /1-7 (0) | 2021.02.26 |
돛帆 / 1-1 (0) | 2021.02.15 |
봄눈에 피었더라 /1-6 (0) | 2021.02.15 |
유리 벽 / 1-4 (0) | 2021.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