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이역 / 淸草배창호
잔잔한 외로움마저 함께 할 수 없는
부슬부슬 어둠의 빗소리에 스민
애수에 젖은 간이 정거장,
까마득히 잊힌 줄만 알았던
낯선 미소가 무던히도 그립습니다
지난 사계四季의
입춘으로 시작하여 입동까지
계절의 감각조차 날 선 바람벽에 부딪쳐
철썩이는 물보라에 내맡긴 파도의 애환이
끝없는 목마름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빛바랜 사진이 되었어도
그리움이 깊어 미어지는 가슴마저
차마 한 번쯤 기대와 설렘을 꿈꾸었던
석별의 지난날들이
숯등걸처럼 젖빛 운해로 덮였습니다
먼 지평선을 중독되게 하는 황혼 녘,
찾아 헤매야 할 어느 길모퉁이에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많이 그리워했노라고,
밀물져 굽이치는 아련한 조각들이
침묵에 묻힌 간이역 기적이 되었습니다
정영은 - 떠난날을 위한 엘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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