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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의향기/여름의 詩編

싸리꽃 비에 젖어도(3) / 3- 46

by 淸草배창호 2024. 6. 28.

싸리꽃 비에 젖어도 /淸草배창호

청록 산수에 물들인 보랏빛 사랑이
앙증한 궁합의 싸리꽃 피울 즈음 
하마, 기다렸듯 장맛비 몸 풀러온다
     
윤기 머금은 잎새마다 수려한 동색으로  
옥구슬 굴리듯 산야의 득음을 놓는 
초록의 세상 쳐다만 봐도 가슴 설렌다

옛적 고샅에는 흔하디흔한 
싸리 울타리 사립문짝에도,
하다못해 몽당비 마당에 나뒹굴곤 하였는데
부슬부슬 잠비의 녹우綠雨가 또르르 굴러도

소담한 자연의 진풍경,  
있는 듯 없는 듯 초야에 묻혀있는 
아낙의 다소곳한 정감이 예나 지금이나
수더분한 정을 잃지 않았으니
초혼初昏까지 넘쳐나는 실바람처럼

성찬이 아닌데도 진종일 서성이는
벌들의 입맞춤에
차마 외로울 새조차 없겠다

초혼初昏= 땅거미가 지기 시작할 무렵
이필원 - 바람아 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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