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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의향기/겨울의 詩編

상고대 핀 입동立冬에 / 3- 05

by 淸草배창호 2023. 11. 10.

상고대 핀 입동立冬에는 / 淸草배창호


만추晩秋를 떠나보낸 입동立冬의
이슥해진 밤이 이슬을 토하듯이
상고대 핀 산등성,
겨울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
때를 놓쳐버린 산국山菊이
시린 달빛을 밤새 외따롭게 품었다

먼눈판 간절기間節氣에
소로소로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니   
먼 길을 걸어온 그렁한 눈망울이
결결이 빚은 적요한 환대에도
꽃을 이고 온 날밤부터 별리가 있는
찬 서리에 신열을 앓고 있다

간밤에 귀밑머리까지 허옇게 얼어붙은 
텅 빈 충만을 내려놓지 못하고
오랜 세월 너무나 바보 같이
못내 슬퍼하고 서러워해도
머무름이 짧은 서릿바람의 들녘에는
가랑잎만 황량이 날리고 있다

James Last - Humming Chorus
간절기間節氣=
한 계절이 끝나고 다른 계절이 시작될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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