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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篇(推敲)詩房

천둥벌거숭이 / 2- 79

by 淸草배창호 2023. 7. 11.

천둥벌거숭이 / 淸草배창호

이 한 철, 한여름의 고집스런 땡볕은 
시나브로 가 통하지 않는가 보다
연례행사처럼 뭉그적대는 줄만 알았는데
여름비도 예외가 아닌 이내 천둥벌거숭이,
천지도 분간 못 할 폭우가 퍼붓고
삽시간에 봇물이 터져 도량을 삼킨다

헐떡이는 산하,  미로 숲의 안개처럼
장대비에 토사를 뒤집어쓴 개천이
거역할 수 없이 마구 속물을 토하고 있으니 
사흘이 멀다고 허걱이는 파동을 어쩌랴
차마 꺾을 수 없는 갈등을 부추기는 틈새마다
얼룩진 잔재가 멍울처럼 긴장을 부풀리건만

콸콸-콸콸-
차고 넘치는 줄도 모르고 밤낮도 잊은
거칠고 막가는 시류時流의 단면이지만,
산자락에 핀 원추리꽃
저버리지 아니한 홀로 고상한 운율에
단원의 막을 내리듯 밤새 앓음조차 잊었다

Wang Sheng Di - Lotus Of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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