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盤石 / 淸草배창호
팔 베고 누워 시름조차 띄울 너럭바위,
어둑한 산그늘을 받쳐 든 산하에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생멸의 질서가 따로 없는데
빼어나서도 아니라 있어야 할 그만치에
달을 품은 달 바위의 농월정弄月亭처럼,
세파에 덕지덕지 튼 틈새를 노리고
밴 관습이 유한의 경계를 허물지 못하고
생경을 앓는 갈葛, 등藤의 사슬 고리가
집착의 문에 갇힌 갈애葛愛 때문에
얼마나 많은 옹이가 박혔는지 모른다
장강의 너울은 날로 유토피아를 향하건만,
풍화의 울림을 베개 삼아 외곬이 대쪽 같아서
낙향의 귀의歸依이면 어떻고
안식安息의 누각이면 어땠을까,
바람서리에도 잘도 견뎠는데
Nomura Sojiro - The Great Yellow River(大黃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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