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冬柏 /淸草배창호
눈 속의 섣달에도 핏빛으로
홀로 봄빛을 자랑하는
자신만의 색깔로 황소바람 부는 엄동嚴冬을
꽃이리를 위해 버텨 낸 가지에서
가슴 한켠에 밀어 올린 꽃망울은
오랫동안 그리움을 속닥이고 싶었는지
아리도록 반짝이는 녹수綠樹의 잎새에
산거山居의 천연스러운 초록 비가
깨어나려 하는 춘절의 바람을 펼치는 순간
지순至純한 동박새 곁 지기로부터
맑은 적멸을 향해 떠나는 날까지 툭툭,
하늘을 향해 마침표를 찍었다
동안거에 익숙한 꽃잎이지만
매화가 필 무렵이면 감히 질세라
四月의 봄날에도 모호하리만큼
우거진 숲에는 빨간 꽃등이 흐드러져
눈이 시리도록 함께할 수 있는
동백冬柏의 적요한 환희인지도 모르겠다
(명상음악 - 산에 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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