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과 동 / 배창호
생각이 사분오열
쉼 없이 끓어올라 정수리 달구어져
앉을 자리도 설 자리도
사리분별을 잃었으니 뇌관이 부어오르면
폭발하는 이치가 동에 속할까?
생각이야 같을 수 없겠지만
바탕의 껍데기도 확연히 달라서
거슬리지 않는 범주 안에
희석의 묘미를 터득해야
사이사이가 여물어
삶의 착을 지닐 수 있을 텐데,
억지에 덧칠한 광대놀음인가?
입에 발린 허깨비 기침 소리 요란해
잘 포장된 선물꾸러미처럼
수반에 꽂힌 꺾꽂이처럼
꺾여진 가지에도 잎눈은 틔고 꽃은 피더라.,
적과의 동침이란
암팡진 각본처럼
듣고도 못들은 채 귀 막고,
보고도 못 본채
절간의 수행자가 따로 없다.
입 다문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