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 배창호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데
들어낼 수 없는 속내야 오죽이나 할까,
침묵을 방편삼아 앙다문 체
허물 수 없는 벽에 기대어
들을 수 없는 대답을 향해 서걱대고 있지만
단지 평온을 가장한 경계의 선을 두고서
쉬이 드러나지 않는 소용돌이 속에서
멈출 수 없는 외줄타기처럼
아슬 한 긴장을 연출한다.
더부살이하는 마음이 문제다.
자아를 상실한 체 무엇을 얻겠다고
잘 길들여진 삶의
안일한 모습에서 자아도취에 고취된
나락의 늪에 허우적거리듯
운명이라며 선택의 여지없이 잘도 받아들인다.
얽매임,
내안의 구속처럼 떡하니 버티고 있는 너!
때론 이게 아니다 싶어
허거덩 삭신 부딪쳐 보지만,
묵중한 벽을 밀어낸다는 건 얼토당토 않는데
고작 참는다는 게 능사는 아닌데
대안은 없는 겔까?
습이 되어서 칩거한 하세월,
나에게는 네가 전부인데
네게는 존재의 의미를 두지 않는
마음 앞에 무릎을 꿇는다.
악수인 줄 알면서도 자충수를 두었고
내면의 성찰을 외면하고서
틀 안에 스스로 가둬버렸으니
암울한 아집의 긴 터널을 벗어나
욕망의 옷을 벗어던지고
사람을 잇는 본래의 창을 열어
하늘을 나는 저 유유한 새들처럼
사람구실 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