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 배창호
국어사전의 어원은
한마디로 뒤죽박죽이 된
그런 상태를 일컷는다.
차라리 무지無智의 소치所致이라면
애교스러운 동정일 텐데
직업의식이 너무 투철한 게지
이전투구가 활강하는 포물선을 바라보니
웃음조차도 사라지게 하는
이 아이러니..
낫 놓고 기억 자 모르는 한 시대상도 있었지만
문명의 홍수에서 요술 상자 범람하는
이 잘난 면전에서 하늘을 한 손으로 가리니
해가 숨어버렸는지 회색빛 일몰이다.
분명, 옳고 그름이 있을 텐데
보편적인 기준마저 바람처럼 사라졌다.
망각이란 잊음이 빚어 낸 헷갈림이니
누구를 탓하랴?
나의 부덕이고 내 존재의
사상누각 된 소신이니,
내 비록 사고思考는 짧았으나
줏대 하나는 지갑 속에 넣고 다녔는데
뉘라서 물렁물렁하다 업신여기랴
허나 아니야 가만 생각해보니
지난 날,
내가 빚어낸
생각 없는 결과의 산물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