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풍지 / 淸草배창호
눈꺼풀이 경련 일고 있는 불면의 밤이
하얀 밤을 마구 헤집다
희붐한 달마저 창가에 걸렸다
밤이 길면 꿈도 길다 하듯이
이루지 못한 내 안에 한 뭉치의 타래 들이
회한으로 남아 가물가물한 불씨마저
온통 얼어붙게 하였지만
야속하게도 설은 건
속 뜰까지 꽁꽁 날 선 송곳 같은
비애를 차마 어쩌지 못해
헤아릴 수 없는 상념의 똬리를 튼
문풍지는 밤새 그렇게 울었어도
때 되면 이내 동이 트듯이
겨울을 사랑한다는 건,
시리도록 무심한 엄동嚴冬이 매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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