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국 / 배창호
솔바람 일어
청청의 향기 싫은
고즈넉한 산길이
수런수런 해댄다.
너무도 곱다
하늘빛 닮고
바다 빛 품은
보랏빛의 고고함까지
미소조차 일렁이는 잔물결 닮아서
능선을 타고 골짝을 덮는다.
질그릇 같은
소박한 자태에 취한 나목이
온몸으로 일산日傘을 펼쳐
한 줌 햇살도 발붙이지 못하게 하니
산죽山竹이
시새움에 눈 흘기고
입 삐죽거려도
네가 있어 산이 돋보이는 건가
여름의 절정을 달린다.
산등성 실바람이
모든 것이 한때이니
이래도 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