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밤 / 배창호
깊은 고요 속으로
짙은 한밤
만상이 잠속에
시름을 달래야 할 터인데
날이 궂으려나..
쉴 새 없는
개굴의 구슬픈 합창에
적막이 조각나
알갱이 되어 들녘에 흩어진다.
달조차 논바닥에 잠겨서
아기 똥 하는 초록의 모춤에
엉거주춤 숨어버리고
드문 별,
졸음에 겨워 하품하고 있는데
무엇이 그토록 슬프게 하는 겐지
시절 인연의 고통일까..
길지 않은 회포 나눌 길 없어
아서라,
견우와 직녀의 하룻밤 만남도 있는데
새벽녘,
동창이 밝아 오려니
언제 그랬느냔 듯이
시침 뚝 땐 변덕스런 그 마음
한길 속
사람마음 빼닮았으니.,
개골!
개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