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이려니 / 淸草배창호
하늘을 이고 바다를 품었어도
아프다고 말하면 깨어질 질그릇처럼
해와 달이 바뀌는 동안 겨우살이는
온통 칠흑으로 시리기만 한데,
무량한 풍경으로 다져진
두샛바람을 기대하기엔
바람 앞에 누워 버린 풀숲을 보듯이
망상에 갇힌, 이슬의 탕진만 있을 뿐
처량한 겨울비에 일고 있는
물비늘처럼 넋두리만 난무한다
흑, 백의 색깔마저 회색 된
꼭짓점의 감각마저 낡고 찌들은
선홍빛이 낭자한 자주 섞인 난제 앞에
환상에 걸린 시류(時流)에 환청을 앓는데도
아슬한 지평을 걸어가는 시험대에 들었다
끝없는 목마름이 빚은
탁류가 질척이는 연옥(煉獄)의 늪에는
곡예사의 외줄을 긋고 있는지 모르겠다
(諷刺詩)
두샛바람=동동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명사 고유어)
The Evening Bell (색소폰 이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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