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의향기/여름의 詩編

싸리 꽃피는 유월 / 4- 04

淸草배창호 2025. 6. 19. 07:47

싸리 꽃피는 유월 / 淸草배창호

짙어진 숲, 잎새마다
이목구비 윤기가 하늘 닿아서
서정抒情으로 치장한 유월은
한껏 쳐다만 봐도 배가 부른
소복하게도 도담한 보랏빛 네,
 
옛적, 
싸리로 사립문 여닫고
하다못해 마당비 되어서
축담에 나뒹굴곤 하였는데
부슬비 뿌리는 오늘 같은 날에는

비록 섶다리는 오간 데 없지만
햇살에 다진 무량한 풍경들
향수 어린 옛정을 잃지 않았어도
수더분한 당신이 없는 빈자리가
눈에 보이지 않아 더 그리운 것들

초여름 설은 볕이라 해도
바르르 눈시울을 떨게 하는
온종일 꽃술에 혼미한 벌,
이슥한 해거름이 되었어도
차마 유희를 끝낼 줄 모르니

꽃말: 생각, 사색, 상념

Franck Pourcel - Bilit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