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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 하얗게 핀다 / 3- 77

淸草배창호 2025. 1. 23. 10:59

서리꽃 하얗게 핀다 / 淸草배창호

밤이슬에 꽁꽁 얼어붙은
쳐다보기조차 아리기만 한데도
까치발 띄기도 괜스레 안쓰러워
지르밟는 소리마다
첫 순정 같아 울컥 가슴에 인다

바람이 자는 날이면 동야冬夜가 빚어낸
하얗게 지새운 그리움 자국들
모래톱처럼 오슬오슬 성을 쌓았고
살을 에는 엄동嚴冬의 시린 날밤에
속울음 삼킨 서리 짓이 
사방에 휘적휘적 늘어놓았다

순백으로 놓고 간 간밤의 상흔조차
동산에 해 오르면 어떡하려고,
메치나 둘러치나 봄은 오게 되어 있는 거 
아무리 오한에 들어도 홀로 공허한 
네 그 자리에 피고 지고 할 터이지만

Raymond Lefevre - Tombe La Neige